한옥 이야기/한옥 생활 45

한옥 칠하기

입주한지도 만 3년 반이 되어가고 칠한지도 4년이 되어간다. 특히 대문과 누마루 난간이 비바람에 씻기어 많이 바랬다. 배어나온 송진과 목재에 들러붙은 먼지와 검은 곰팡이를 사포로 벗겨내고 상도(고리 44번)를 3번 칠하는 작업이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칠하기 시작했으니 오늘로 일주일째인데 이번 주말까지 해야 할 성싶다. 2주는 걸리니 큰 공사다. 3~4년마다 이 짓을 해야하니 한옥 사는 비싼 값이다. 아파트 살때 매달 내는 관리비 생각하면 셈이 비슷해진다. 내가 관리사무소이다. 첫날은 3명의 인부가 와서 그라인더로 마구 갈아대는 게 미덥지 않았다. 툇마루를 에탄올(99%)로 닦아내고 기단석을 비닐로 덮어가며 샌딩기와 손사포질 작업을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칠은 GORI 44번으로 부식 방지와 방충용 ..

참새떼

올 가을에는 유난히도 참새가 많았다. 한눈에 봐도 수백마리는 되어보이는 참새떼가 우루루 날아오르면 장관이었다. 집옆의 단감나무 밭에 떼로 앉아서 지저귀는 아침이면 마치 병아리부화장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참새가 많아지고 난후 생긴 변화라면 거미와 파리,잠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현관문을 열어둬도 파리 한마리 들어오지 않았다. 마당가 펜스옆을 걸어다니다보면 거미줄이 머리에 붙는 일이 없어져서 좋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이 있었다. 새똥으로 펜스주위와 조경수밑이 지저분해졌다. 지붕밑 판석에 새똥들이 보일때마다 쓸어내곤 했다. 그럴때면 집 바로 뒤편 논의 벼를 추수하면 괜찮아질꺼야하고 혼자말을 하곤 했었다. 정말로 논의 추수가 이루어지고, 거짓말처럼 참새떼가 사라졌다. 한옥에 ..

디딤석 잔디경계 정리

뒷마당 잔디밭에는 장독대와 정자로 가는 디딤돌이 38개가 있습니다. 시공시 디딤돌 사이에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시멘트물을 부어 굳히고 자갈을 채웠습니다만, 여름내내 자라나는 잔디의 세력은 대단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전부 제거를 했었는데도, 그 사이 사이로 뻗어나가 지저분해졌습니다. 올해는 그 양도 더 많아졌고, 뿌리도 어찌나 질기게 뻗었는지 8월 25일에 시작한 제거작업이 어제인 9월 10일에야 끝이 났습니다. 디딤돌마다 양쪽에서 침범한 잔디가 두 군데씩이다보니 저질체력인 저로서는 하루 두세시간동안 작업이 고작이었습니다. 아직은 여름끝이라 땀범벅이 되기 일쑤였지만, 하루하루 말끔해지는 경계선들이 보람을 주었습니다. 덥지만 지금 이 작업을 끝내놓아야 추석지나고부터 전지 작업에 몰두할수 있습니다. 다음주부..

홈통 수리

우리집 누마루 위에는 구리로 된 물 홈통이 설치되어 있다. 튀어나온 누마루 난간이 빗물에 씻겨 변색되어 누마루 부분만 홈통을 설치한 이유이다. 그런데 다른 처마에 비해 홈통옆 연함부위가 물에 젖어 변색되었다. 같은 남향의 처마들과 비교해 봐도 변색된게 더 심해서 수리를 요청했다. 그대로 방치시 연함을 교체라도 해야한다면 기와까지 건드려야하니 공사가 커질게 염려스러웠다. 장마철 되기전에 수리를 받았으면 해서 한달동안 3번이나 독촉전화를 해서 지난 6월말에 물동이 업자가 오셨다. 바람에 빗물이 스며든거 같아 기와밑으로 최대한 올려붙이고 틈을 메꿨단다. 물자국이 번져나갈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정자위의 텐트

둘째가 중고사이트에서 텐트를 구입했다면서 집에서 시험삼아 1박을 해보겠다고 가져왔다. 정자위에 텐트를 쳤다. 기둥에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바닥에 깔판을 깔고 에어메트위에 전기장판을 깔고 누웠다. 제법 아늑했다. 온식구가 텐트안에서 개들까지 들어앉아 맥주를 마셨다. 잠시후 남편과 첫째는 들어가고, 둘째랑 같이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추워서 자다가 새벽에 집으로 들어왔지만 둘째랑 이야기한 시간이 좋았다. 정자에 콘센트 박스를 설치하길 잘했다.

1년의 시작

지난 주먈에는 계획대로 잔디를 깎아주고, 텃밭에 모종을 심었다. 나무주위 잔디구멍 만들기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마사토도 8포를 더 구입했다. 왼쪽 팔의 통증이 좀 나아지면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다. 2년의 텃밭 경험으로 올해는 상추, 깻잎, 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양배추, 오이 모종을 심었다. 지지대도 바로 설치해주었다. 자라는대로 묶어서 키울 요량이다.

화려한 봄날

봄이 되면 우리동네에는 봄바람이 세차게 분다. 어제에 이어 오늘 오전도 바람을 맞아가며 잔디밭 잡초제거에 열심이다. 이번주에 올해 첫 잔디깎기를 하기로 해서 마음이 바쁘다. 잔디는 하루가 다르게 새순이 올라온다. 좀 짧게 깎고 비료를 흩뿌릴 예정이다. 대충이라도 앞 중간 마당의 잔디정리를 마치고 올려다본 하늘이 파랗다. 파란 하늘색과 대비되어 단풍나무들의 붉은 새순과 레드머빈의 홍색이 참 화려하다. 수사해당화도 만개했다 개인적으로 수사해당화보다 서부해당화가 더 이쁘다.

새둥지

올해는 차면담 구멍단속을 서둘러 마쳤다. 화분 깔망을 적당히 잘라 구멍에 끼웠다. 작년 봄이었다. 마당에 나갈때마다 맵새 한마리가 자꾸 눈에 띄었다. 워낙 새들이 잘 찾아서 그러려니 했었는데, 차면담 구멍에 지푸라기같은게 보였다. 처음에는 대수롭지않게 여기고 호미로 끄집어내고 보니 새 둥지였다. 정성스레 만든 둥지에는 자그마한 새알 대여섯개가 얹혀있었다. 순간 당황해서 다시 구멍속으로 쑥 넣었다. 그래서 맵새가 그리도 근처를 날아다녔구나 싶었다. 그로부터 며칠뒤 개들의 행동이 심상찮았다. 자꾸 구멍근처를 서성이고 구멍속에 코를 들이미는게 아마도 부화를 한거 같았다. 그럴때면 어미새는 안절부절 못하며 날아다녔다. 내 일거리가 늘어난게 그때부터였다. 마당에 나갈때마다 개들을 쫓아내고 부러 차면담 근처를 피해..

시~작

날씨가 따뜻해졌다. 1년을 시작할 때가 된것이다. 지난주부터 텃밭 정리를 했었다. 겨우내 묵혀두었던 봄동과 시금치등 찌끄레기를 제거하고 퇴비를 뿌렸다. 손바닥만한 텃밭이지만 한여름에 풀뽑을때는 마당만하다. 어제 오후에는 선산에 가서 나무전지작업을 했다. 처음으로 작년에 게으름을 피웠었는데 그 댓가는 확실했다. 자르다가 지쳐서 나머지는 다음에 와서 하기로 했다. 역시 갈때마다 잘라주는게 일을 더는 것이라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오늘도 화창하다. 조경수마다 오스모코트를 뿌려주었다. 올해도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 산진달래와 명자나무가 화려하게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