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둥이^^ 이야기/반달이랑 보름이랑 63

같이 늙어간다

반달이가 올해 4월이면 만 9세가 된다. 노령견이다. 자고 있는 반달이를 보면 턱과 앞발의 뒷쪽에 점점 흰털이 많아지는 게 보인다. 녹내장도 노화의 증상일 것이다. 지나고 나면 빠른게 세월이다. 보름이는 올해 10월이면 만 9세가 된다. 반달이보다 6개월이 늦지만 몸무게가 30kg으로 대형견이라 노화가 빠를 것이다. 원래부터 집안에서 누워 있기를 즐기는 보름이는 마당에 나갈때도 불러야지만 천천히 나오기 일쑤다. 사료를 전 연령용에서 시니어용 최소 포장으로(혹시 안 먹을 수도 있어서) 주문했다. 반달이는 사료를 잔뜩 먹고 잘 토하기 일쑤이므로 사료량을 조금 줄였다. 대신 소화되기 쉬운 닭가슴살과 황태채를 같이 삶아서 하루 2번 에피타이저씩으로 주고 있다. 보름이는 묽은 변을 잘 봐서 1회량을 많이 주면 안..

정자밑 돌쌓기

지난 여름 반달이가 마당에 나갈때마다 보이지 않아서 한참 부르다보면 정자밑에서 기어나오고는 했었다. 정자밑은 마사토로 마감을 했었는데, 더운 여름철 파고 들어가서 누워있으면 나름 시원하고 아늑해서 녀석이 좋아했었나보다. 그런데 문제는 반달이가 배부분을 긁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목욕을 시키고 연고를 발라주어도 1~2주 지나면 또 긁기 시작해서 털이 빠질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지저분한 정자밑에 누워 있는게 원인이다 싶어서 해결책을 생각하다가 혼자서 낑낑대며 돌을 옮겨서 정자 밑을 빙 둘러 막았다. 돌은 한옥 공사후 남은 걸 펜스 밑 틈을 막는다고 쌓아둔게 있었다. 그렇지않아도 펜스밑을 막았더니 낙엽과 잔디 깎은 부스러기가 끼여서 치워야되지 했었다. 정자밑도 막고 펜스밑도 깔끔해져서 일석이조이지 싶었다. 잔 ..

별난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지난 봄. 반달이가 명자나무 앞 잔디에 길이 날 정도로 참새 쫓기에 열중일 때에도 그러려니 했었다. 다른 나무에 비해서 참새들이 좋아하는 수형인가 보다 했다. 앞마당에 갈때면 으레 명자나무를 습관처럼 둘러보며 짖는 반달이를 보며, "참~내 원, 새 한마리 앉는 꼴을 못 보는구나, 별나다, 별나!" 하고 생각했다. 며칠전 도장지들이 웃자라서 명자나무 수형이 지저분해져서 다듬고 있다가 가지들 사이로 아늑하게 자리잡은 작고 귀여운 새집을 발견했다. 크기는 기깟해봐야 내 주먹만 했고, 벌써 다 키워서 이소를 했는지 새집은 텅 비어 있었다. 아~ 새집이 있어서 반달이가 유난을 떨었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참새들도 명자나무를 거의 안 찾고, 반달이도 거의 짖지 않았다. 별난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

보름이는 집개

보름이는 집을 너무 좋아하는 영락없는 집~개이다. 사람이 마당에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혼자서 나가서 놀려고 하지 않는다. 좀 나가서 놀라고 밖에 내놓을라치면은 어는새 주방앞 툇마루에 올라와서는 집안을 살피며 짖는다. 들여놓을때까지 짖는데, 주방창으로 들여다보아 내가 안보인다 싶으면 안방창으로 돌아와서 들여다보고 짖고, 그래도 안 보이면 거실창으로 와서 짖는다. 집을 돌아다니며 짖는 통에 이길 수가 없다. 청소할때는 걸치적거려 내보내는데 청소기 소리만 그치면 들어온다고 난리다. 너무나도 당당해서 우스울 지경이다. 보름이는 보통 정해진 잠자리에 눕는걸 즐긴다. 푹신한것을 좋아하고 주위에는 주인의 신발과 장난감 한두개는 꼭 널려있다.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입에는 항상 뭔가가 물려있다. 실공이나 종소리가 나..

반달이의 바깥사랑

반달이는 밖에 나갔다하면 함흥차사이다. 도무지 실내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단, 조건이 있다. 날씨이다. 비가 오거나 넘 덥거나 추울때는 들어오라는 말이 없어도 군소리없이 쏙~ 들어온다. 녀석은 주로 현관옆 평상위에서 오수를 즐기거나 평상에 해가 들면 누마루밑에 쟐 누워지낸다. 남편과 나는 반달이가 들어오려하지 않으면 주변이웃에 짖어서 폐가 되지 않을때는 그냥 둔다. 녀석이 목마를까싶어 대야에 물을 담아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