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이야기/한옥 생활

참새떼

반달이네 2021. 10. 5. 10:59


올 가을에는 유난히도 참새가 많았다.
한눈에 봐도 수백마리는 되어보이는 참새떼가 우루루 날아오르면 장관이었다.
집옆의 단감나무 밭에 떼로 앉아서 지저귀는 아침이면
마치 병아리부화장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참새가 많아지고 난후 생긴 변화라면 거미와 파리,잠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현관문을 열어둬도 파리 한마리 들어오지 않았다.
마당가 펜스옆을 걸어다니다보면 거미줄이 머리에 붙는 일이 없어져서 좋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이 있었다.
새똥으로 펜스주위와 조경수밑이 지저분해졌다.
지붕밑 판석에 새똥들이 보일때마다 쓸어내곤 했다.
그럴때면 집 바로 뒤편 논의 벼를 추수하면 괜찮아질꺼야하고 혼자말을 하곤 했었다.

정말로 논의 추수가 이루어지고, 거짓말처럼 참새떼가 사라졌다.

한옥에 살다보니 하루 하루 시간가는게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절이 바뀌는게 보이고,
자연의 변화가 보인다.
그러면서 세상 변화를 서너 걸음 떨어져서 보게 되었다.

거미와 파리가 없는건 좋았지만,
거미와 잠자리가 안보이는 올해에는 모기가 초가을인데도 많다.
역시 세상사는 아주 좋은것도 아주 나쁜 것도 없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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