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이야기/한옥 생활 45

토우인형

부산 두구동에서 토우인형을 몇점 사왔다. 마당에 잔재미를 더하고 싶었다. 온실에서는 많은 화분이 있어서 굳이 꾸미지 않아도 아기자기하고 심심치 않았다. 하지만 뒷마당을 정리하고 보니 깔끔하기는 해도 스산하게 느꺼지는게 토우인형을 군데군데 놓고나니 좀 덜하다. 오랜만에 쇼핑을 했다. 나중에 호랑가시나무밑에 반달이와 보름이를 닮은 흑견 토우를 맞취서 놓고 싶다.

작은 텃밭

그닥 요리 하는걸 즐기지 않는 나에게, 손바닥만한 텃밭의 생산성은 놀라웠다. 가지 모종 2개, 방울토마토 5개, 오이모종 2개, 고추모종 10개를 심었을뿐인데,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자 감당하기가 벅찰 정도였다. 아마도 가지나물을 이렇게 자주 해먹기는 내생애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부려서 따지 않고 묵히면 껍질이 두꺼워져서 맛이 떨어졌다. 여름내 따먹었던 풋고추가 지겨워질 무렵 태풍을 핑계삼아 텃밭을 정리했고, 내년에는 모종 수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렇게 우리집 작은 텃밭은 휴지기에 들어간 줄 알았다. 그런데 9월에 빈 땅이 허전하지 않냐고 남편이 종자를 사왔다. 시금치, 봄동, 월동 춘채였다. 작은 텃밭의 효율에 지친(!) 나는 부러 모른체하고 가만 두었다. 손바닥만한 곳에서 풀뽑기가 ..

태풍이 지나고

태풍이 지나고 일주일쯤 되었나, 아침에 블라인드를 걷다가 기와에 전선이 걸린걸 발견했다. 동쪽창이라 아침해가 눈부셔서 잘 걷지않았으니 언제부터 걸려있었는지 알수가 없었다. 한전에 신고전화를 하니, 오후에 사람이 와서 늘어진 전선을 당겨서 고정했다. 우리집 인입전선은 전부 지중화되어 있는데 옆땅 농막으로 가는 전선이 오래되어 늘어졌나보다.

태풍 마이삭

대단한 바람이었다. 자정부터 심해지더니 새벽 3시쯤 절정은 지나가는듯 싶었다. 이튿날 아침, 마당은 바람의 흔적들로 어지러웠다. 기와가 깨지고 동편 철제펜스가 넘어갔다. 다음날 일찍 와준 와공들이 부와 7장과 바닥기와 3장을 교체하고 구리동선으로 단단히 묶어 고정했다. 넘어간 펜스를 철거하고, 새 펜스를 설치했다. 이번에는 방부목은 붙이지 않았다. 서쪽 펜스에 붙혔던 방부목도 6m를 철거하고, 기울어진 기둥과 모든 철제펜스기둥을 시멘트로 고정했다. 창고뒷편 사다리보관 공간에도 철제문을 양편으로 만들었다.

창고 창문에 한지 바르기

작년부터 벼르던 일이었다. 신문지를 바를까 시트지를 바를까 망설이다가 여름을 보냈다. 다시 여름이 오고, 더워진 창고안을 들어서면서 올 여름에는 뭐든지간에 창문에 바르자고 했다. 마침 어제 남편이 한지를 3장 사왔다. 날씨도 흐려서 일하기에 좋았다. 뒷마당 잔디밭에 풀을 한시간 반을 뽑아주고나서 줄자를 찾아들고 나섰다. 창문은 총 3군데였지만 북쪽으로 난 창문은 제외하기로 했다. 동쪽과 남쪽 창에 한지를 길이대로 자르고 붙였더니 자투리 종이가 남았다. 뻣뻣해진 손으로 대충 오리다 보니 그런대로 재미가 난다. 초등학교 미술시간같기도 한것이. 서너개씩 붙이고나서 좀 떨어져서 보았더니 지저분해 보인가 싶기도 했지만, 뭐 누구 보여주기 위한것도 아니어서 상관없다. 오늘도 잘~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