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지도 만 3년 반이 되어가고 칠한지도 4년이 되어간다.
특히 대문과 누마루 난간이 비바람에 씻기어 많이 바랬다.
배어나온 송진과 목재에 들러붙은 먼지와 검은 곰팡이를 사포로 벗겨내고 상도(고리 44번)를 3번 칠하는 작업이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칠하기 시작했으니 오늘로 일주일째인데 이번 주말까지 해야 할 성싶다.
2주는 걸리니 큰 공사다.
3~4년마다 이 짓을 해야하니 한옥 사는 비싼 값이다.
아파트 살때 매달 내는 관리비 생각하면 셈이 비슷해진다.
내가 관리사무소이다.
첫날은 3명의 인부가 와서 그라인더로 마구 갈아대는 게 미덥지 않았다.
툇마루를 에탄올(99%)로 닦아내고 기단석을 비닐로 덮어가며 샌딩기와 손사포질 작업을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칠은 GORI 44번으로 부식 방지와 방충용 도료였다.
기왕 손댄김에 평상과 방부목 펜스, 창고 외장 목재에도 칠을 할 셈이다.
인부들이 작업하는 동안 개들과 집안에 갇혀 있다시피 하고 있다.
덕분에 몹시 부지런해졌다.
7시면 일어나서 8시 인부들 도착전까지 개들과 산책한다.
인부들 마실 물과 음료수를 챙겨서 아이스박스를 채워 둔다.
12시 인부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 집안의 개들을 데리고 나와 1시까지 마당을 돌아다닌다.
실내 배변활동을 하지 않는 반달이와 보름이에게는 필수이다.
4시 인부들이 가고 나면 개들과 뒷정리를 하고 작업한걸 챙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