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이 이쁘다.
아무 생각없다가도 문득 맡은 냄새가 추억을 소환한다.
새벽에 잠이 깨자마자 숙제처럼 개산책을 나섰다.
시원한 아침공기속에 은은히 떠도는 건 아카시아꽃향기였다.
꽃향기는 즉각적으로 지나간 기억을 불러냈다.
초등학교시절 민방위 사이렌이 울리면 운동장가 도랑으로 대피훈련을 하곤 했다.
5월 이맘때쯤이면 도랑에는 바람에 쓸려들어온 아카시아 꽃잎들이 뭉쳐서 굴러 다녔었다.
고개들어 쳐다보면 뒷동산에 잡목으로 우거져 자라난 아카시아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6월 3일에 초등학교 동창 5명이 놀러오기로 했다.
같은 추억을 공유한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