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자 혼자서 마당의 풀을 관리하는게 점점 버거워지더니
풀이 자라서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곳도 생겼다.
풀은 뽑아내도 원상복귀 하는데 2주도 걸리지 않았다.
장마철이 되니 풀이 자라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동천리땅과는 레벨 자체가 달랐다.
풀 뽑는데 하루 서너시간 이상 매달렸지만
결국 두손 두발 들었다.
항복이다!
내 오만이었다.
판석을 시멘트로 포장하고,
앞마당과 옆마당 화단은 자갈로,
뒷마당은 잔디를 깔기로 했다.
풀이 나더라도 잔디깍기 기계로 그냥 밀고 다닐 생각이다.
공사는 시티화원에 의뢰했다.
펜스옆 둘레길로 만든 현무암 판석길을 포장하는데 4일이 걸렸다.
8월 1일부터 시작해서 폭염은 절정이어서 새참 챙기고 구경만 하는 나도 지칠 지경이었다.
판석길은 90cm로 넓혔다.
총 6파레트가 들어간 셈이다.
판석사이사이 난 풀은 뽑는게 아니라 캐는 수준이었는데, 그 고생은 면한 것이다.
모든 포인트는 풀관리에 맞춰졌다.
바닥을 물빠지기 좋게 경사지게 정리한 다음 검정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자갈을 덮었다.
자갈은 20kg 포대가 540개 들어갔다.(60개들이 톤백 9개)
나무밑은 부직포를 둥글게 오려내고 가장 굵은 마사토로 정리했다.
정자가는 길도 새 판석(120cm* 40cm)으로 놓고,
장독대 가는 길도 만들었다.
한여름이지만 나무도 잔디식재전 몇그루는 재배치했다.
한가운데 있던 텃밭도 절반으로 크기를 줄여 가장자리로 옮겼다.
늘상 물이 고이던 한가운데에 집수정도 2곳 설치해서 배관을 연결했다.
정자밑도 마사토로 돋았다.
장독대 앞과 호랑가시나무 주위도 현무암벽돌로 다듬었다.
화덕도 깔끔하게 새로 만들었다.
굴러다니던 물내림 석재도 제자리를 찾았다.
이제 남은건 정자주변과 주차장 동백나무밑 자갈정리와 잔디깔기이다.
일하는 반장님 휴가로 일주일에, 비가 오락가락해서 벌써 10일이 미뤄졌다.
잔디 깔 자리에 풀을 깨끗히 뽑아놓고 평평하게 골라두었는데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풀이 난다.
이번 주내로 잔디깔기가 끝나야할텐데 걱정이다.
여기까지 총 10일의 공사를 지켜보면서
폭염에도 성의를 다해주신 반장님과 아줌마들께 감사를 넘어서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